알림마당
태백 청년마을 광광스토리지 인터뷰
태백 청년마을 광광스토리지(장인영 대표)
“광산에 빛을 담아내는 청년들”
Q. 현재 어떠한 일을 하고 계신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태백 지역 내에서 청년마을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을 통해서 파생된 협동조합이
‘탄탄마을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곳인데, 장성마을을 아울러서 주민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디자인, 비즈니스 개발, 청소년 교육 등을 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1월에는 강진 청년마을 병영창작상단과 협업하여 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태백형 ‘비엔날레’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엔날레’의 과정을 돕는 참여자들은 3주
동안 태백에 지내면서 전시공간을 청소하고, 준비합니다. 또한 참여 작가들과 함께 교류하고 전시
하는 것을 도와주며 작가의 활동들을 추적하면서 기록합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안
에서 사람들이 연결되고,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광광스토리지’라는 이름이 특이한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빛 광(光), 광산 광(鑛)을 조합하여 이름을 붙여, ‘광산에 빛을 담아내는 청년들’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지’는 긴 시간 쌓인 추억과 이야기를 청년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기록한다는 의미로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Q. 광산프로듀스 프로그램 주제를 보면 1기(협업), 2기(공간), 3기(축제)로 구성하고 있는데,
이렇게 기획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1기(협업)의 경우, 검토하는 단계였던 것 같습니다. 어떤 청년들이 올지, 청년들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어떤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바탕이 된 주제였습니다. ‘협업’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
화하고, 부딪혀가며 일을 만들어내는 과정 안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협업’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
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나아갈 수 있을지 알고 싶었습니다.
2기(공간)는 광광스토리지가 가지고 있는 공간(사무실, 무브노드, 지역에서 제공한 벽화, 마을의 공원 등)
을 검토하여 청년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주제를 정하였습니다. 작년 1기(협업)
때의 프로그램은 대략적이고, 휘발적인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2기(공간) 프로그램은 방도를 좁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려고 했습니다.
최근, 3기(축제) 편을 진행하면서 ‘차림’이라는 공간을 열어 음식 컨텐츠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식으로,
카테고리를 축소시켜 세분화하여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시키는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또한, 마을
축제(장성 탄탄마을 축제)에 가까이 들어가서 광광스토리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가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굿판장’이라는 스마트스토어를 열어 디자인 굿즈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등 사업
들을 구체화, 고정화 시키는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Q. 광산프로듀스를 진행하시면서 지역의 색깔을 잘 담아낸 콘텐츠가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작년, ‘광부 도시락’이라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대만이나 다른 해외지역에서도 광부 도시락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이 꽤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두운 갱 안에서 탄가루와 함께 밥을 먹어야 했던
광부들에게 도시락은 매우 의미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도시락을 연 상태로 입에 끌어넣으며 허기를 채우던
광부들의 도시락은 실제로 청년마을에 광부인 아버지를 둔 딸이 아버지께 드리고 싶은 광부 도시락을
재해석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또 하나는. 운탄고도 1330길의 한 구간인 지지리골에 애완견과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여 코스를
완주할 시, 메달을 주는 ‘지지리댕댕 고원투어’라는 컨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외부 청년이
와서 만든 산책 코스로 2번의 테스트를 거쳤어요. 지지리댕댕 고원투어를 체험하면서 참가자들은 옥색
물빛 개천을 관찰하고 탄광지역의 모습들을 두루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지금은 운영방식 개선 및
담당자 부재로 잠시 멈춰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최근, 태백에서도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먹거리 등이
생기고 있는 추세로, 타 사업체들과 연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는, 올해 3기(축제) 지역축제 참가 당시 광부 작업복에 페인팅을 하여 행진하는 퍼레이드를
진행했는데, 축제의 홍보 사진에도 많이 쓰였고, 주민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 또한, 장기적으로 진행하고 싶으신 콘텐츠가 있을까요?
앞서 말했던 ‘광부도시락’ 프로젝트는 올해 변형되어 ‘차림’팀에서 도시락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광부도시락’이라는 이름은 아니지만, 도시락 형태로 대상자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되어 샐러드
도시락, 김밥도시락 등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레시피가 3~4개 정도 나온 상태고,
곧 판매 예정입니다.
Q. 최근 <탄탄마을축제> 속에도 광광스토리지의 손길이 닿은 곳을 살펴 볼 수 있었는데,
직접 축제에 참가하여 운영해 본 소감이 어떠신가요?
지역 축제는 축제위원회를 조직하더라구요, 사람들을 불러 모아 회의를 하는데 저희가 첫 회의부터
참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지역 어른들과 소통이 잘 될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어른들이 소통의
장을 적극적으로 열어주셔서 소통이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역 어른들께서 “너네가 한번 해봐라”
하고 맡겨주셔서 저희도 지역 축제 안에서 맡겨주신 것 열심히 하겠다는 태도로 임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지역 어른들과 관계성을 많이 쌓게 되었고, 축제를 홍보하는 비주얼라이징 담당을
맡게 되었습니다. 비주얼라이징 작업을 굉장히 추상적으로 접근한 부분이 있는데, 지역주민들께서
싫다라고 하기 보다 왜 이렇게 디자인 했는지 오히려 적극적으로 물어봐 주셔서 감사했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단계가 너무 좋았습니다. 어떤 지역은 청년들을 착취하려고 하는 태도를 보이는 곳도 많은데,
태백 지역 주민은 그런 모습이 없어서 감사한 부분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축제 퍼레이드 때 사용한
광부 작업복과 헬멧을 페인팅을 새벽까지 작업 하다 보니 팀원들이 힘들어서 툴툴거릴 때도 있었는데,
막상 지역 어른들이 작업복을 입고 퍼레이드 행진 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해 하더라고요.
- 축제 안에서 호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이 있었을까요?
태백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수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장성 탄탄축제 내 부스를 맡아 기획해보고자
하는 수업이었는데, 청소년들과 10번 정도의 만남으로 컨텐츠를 발굴하는 과정을 함께 하였습니다.
축제 당일 아바타 분장을 한 운영진과 참여자들이 게임을 해서 참여자가 이기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였는데,
성황리에 참여자들의 호응도도 높고 인기가 많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축제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장소에
아이들이 와서 즐기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번 장성 탄탄축제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부스 운영을 해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부분이 있습니다. 보통, 축제 때 아이들이 놀 게 없다 라는 지적이 있거든요.
이번 장성 축제는 아이들도 함께 놀 거리가 많아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Q. 1기 때 왔던 외부 청년들 중 일부는 체류 연장하여 태백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분들인가요?
작년 1기에 참여한 청년이 1기가 마친 후에도 체류를 하다가, 올해 청년마을 광광스토리지에 들어와
정식으로 같이 일하게 되었어요. ‘광광청년도감’이라는 사업을 맡아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원래는 원주분이십니다. 태백에 원래 살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타 지역에서 오신 분들도 있어요.
결혼 해서 태백에 오신 분도 있고, 디자이너 같은 경우엔 디자인을 하려고 오신 분도 있고,
원래 태백이 고향인데 타지살이를 하다가 오신 분도 있어요. 엄청 다양해요.
- 광산프로듀스 1기 졸업식을 마친 일부 청년들이 체류를 연장하였는데,
태백의 어떠한 매력이 청년들을 이끌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청년마을 광광스토리지를 하면서 태백으로 이주한 청년이 20명 정도 되요. 카메라가 바깥에 있다가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이 이 곳에 오게 하는 요소인 것 같아요. 외부에 신경 쓰고, 집중하는 삶을 살다가
여기 사람들이 좋고, 고립된 공간이기도 하고, 저희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는 조직이거든요.
그래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는 환경 때문에 그 작업을 더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더 체류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또 한 가지는, 저희는 회사여서 회사의 일을 해야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여기서 하라고 해요. 왜냐하면 이 지역에는
뭐가 많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여기서 계속 만들어가야 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는, 본인이 본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태백에서 경험한 것이 청년들을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Q. 광광스토리지를 기획·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으신가요?
저희는 친해지면 깊이 있게 대화하는 걸 좋아합니다. 얘기하다가 울고,(웃음) 이런 순간들이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안될 것 같은 일도 함께여서 해낸 경험들이 좋았습니다.
일을 무사히 해내면 울고, 몸이 힘들더라도 그 성취감이 마음속에 남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무언가를 시도할 때 ‘할 수 있다’라는 자존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Q. 광광스토리지를 기획·운영하면서 아쉬운 점이나 힘든 점이 있으신가요?
많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보니, 잠깐 정신 팔리면 후다닥 지나가 있는 느낌이에요.
또,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이 일이 과연 청년들이 필요로 해서 하는 것이 맞는 건가 하는 의문점이요.
이 부분은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제가 2018년부터 이 지역에서 활동했었고,
계속해서 마을과 관계성을 유지하였는데 작년에는 청년마을 사업을 운영하느라 되려 신경을 못 쓴
부분이 있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올해는 축제한다고 지역과 맞닿을 일이 많았어요. 또, 스킨쉽을 했던
외부 청년들이 태백에 와서 관계인구로서 작용이 잘 되고 있나? 하는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관계인구로서 잘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이주 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Q.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단계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들어오는 친구들이 ‘우리’라는 안전한 곳에서 일을 해 보는 경험,
소통 하면서 신뢰를 쌓는 경험을 먼저 하구요. 어느 정도 본인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독립하는 과정을 준비하는 팀들이 있어요. 저희는 협동조합이니까 그 안에 연결되어 있는 개인 사업자들
및 법인 사업자들처럼 독립해서 창업을 하면 협동조합과 다시 연결 짓는 과정에서 노동과 자원이 계속해서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조금씩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마을로써의 기능을 할 수 있나라는
고민이 있어서 수익을 창출해서 마을에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기표현을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계속해서 연습하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지금 정리되어 가고 있는 일들이 더욱 자리를 잡아가고, 어떠한 것들이랑 연결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생각
하고 있습니다.
- 추가로 구상 중인 이벤트나 사업계획이 있으신가요?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 및 사업들을 모두 연결 지어서 여행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음식을 만드는 ‘차림’팀과 디자인팀, ‘광광청년도감’을 기획한 기록팀이 ‘여행’으로 발현되었을 때
엮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걸 엮을 수 있는게 ‘여행’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러한 컨텐츠를 여행이라는 하나의 큰 틀로 엮으면 다양한 태백의 관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