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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동정

[제184호] 유럽 쇠퇴도시들의 부활 그리고 시사

작성자 : 탄광지역발전지원센터 작성일 : 2020-05-13 조회수 : 496

연구진: 이원학 / 참여자: 김종민, 김승희

발행일: 2012-09-04

 

대서양 연안 스페인 북중부의 작은 도시 빌바오(Bibao)는 제철과 수출의 중공업도시였으나 1980년대 들어 관련산업의 침체로 경제가 붕괴되는 위기를 맞았다. 1990년대 중반 서비스 산업도시로 재생,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 핵심에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Bilbao Guggenheim Museum)이 자리하고 있다. 1991년 빌바오 시는 미국의 구겐하임 재단에게 미술관을 지어 운영해 달라고 제안했다. 건설비 1억 달러, 작품구입비 5천만 달러, 구겐하임 수수료 2천만 달러, 매년 박물관 보조금 1,200만 달러를 제공하겠다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다. 구겐하임은 단지 미술관의 건립과 운영을 맡으면 되는 것이었다. 건축에 8,900만 달러, 한화 1천억 원이 최종 투입된 미술관은 1997년 10월 18일 개관했다. 개장 첫 3년 동안 전 세계에서 400만 명이 몰려, 5억 유로, 한화 7천억 원을 지출했다. 시의회는 걷힌 세금만 1억 유로, 한화 1,400억 원에 달해 건축비를 훨씬 초과했다고 밝혔다. 지금도 빌바오에는 구겐하임을 보러 연간 100만 명 내외가 방문한다. 세상은 빌바오 효과라고 부르고, WSJ는 빌바오의 이적(異蹟)이라고 적었다.

1980년대 유럽을 강타한 석탄산업의 침체로 위기에 빠진 도시들에게 빌바오 효과는 복음이었다. 라인강 기적의 주역 독일의 북서부의 루르 탄광지대는 지역경제가 쇠퇴하자 전 세계를 상대로 대안 모색에 나섰다. 탄광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고 세계 건축가들의 참여 아래 문화예술공간 만들기로 재활했다. 인구 약 20만 명의 영국 게이츠헤드 역시 호경기를 누리던 석탄, 철강산업의 침체로 고용, 교육, 의료 등 삶의 질이 극도로 열악해졌다. 1990년대 들어 문화 교육중심의 도심재생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 도시로 불리면서 가장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선정되었다. 자존심 강한 프랑스도 북부의 탄광들이 폐쇄되면서 지역 살리기가 여의치 않자 빌바오 구겐하임 벤치마킹에 나섰다. 2004년부터 세계의 건축가, 디자이너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약 1.5억 유로, 한화 2,200억 원의 예산으로 제2의 루브르 랑스 박물관 건립에 나섰으며, 오는 12월 4일 개관 예정이다. 연간 55만~70만 명의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쇠퇴한 도시를 살리는 데 왕도는 없다. 발상을 과감하게 전환하고, 킬러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며, 선택과 집중을 최우선시하고, 세계 최고 인재 영입에 몰입하며, 운영의 묘를 살리고, 꼭 필요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는 것이 첩경이다. 우리끼리, 자존심, 애향심은 감성충족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차별화된 비교우위, 개방과 투명을 통한 경쟁력의 확보와는 거리가 크며, 바람직하지 않은 생존전략이다. 세계적 도시재생의 핵심 구조물 건립사업에 대부분 1~2천억 원이 쓰인다. 강원도 탄광지역의 경우, 핵심재생 사업의 구조물들에게도 비슷한 규모가 투자되고 있는 등 여러 측면에서 세계적 비교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앞으로 매년 1천억 원씩 투입되는 폐광지역 발전기금의 향배 또한 다음 세대의 냉정한 평가대상이다.

[목 차]
Ⅰ. 유럽의 사례 : 빌바오, 랑스, 졸페라인 그리고 게이츠헤드
Ⅱ. 유럽 사례의 시사점
Ⅲ. 강원도 탄광지역에의 시사